벌써 둘째가 태어난지 1년이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무럭무럭자라는 아이를 볼 때마다 므흣한 웃음이 지어집니다.
그러나 둘째에게는 항상 미안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잘 놀아주지 못해서 입니다. 제가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고, 노는 걸 싫어해서도 아니고, 회사일 때문에 피곤해서도 아니고, 첫째님의 통제 때문에 둘째와 시간을 보내기가 여간 쉽지 않습니다.
첫째는 이제 5살이 되었는데 이제는 자기 표현도 똑 부러지게 하고, 키 작고 돈 못 벌어오는거 빼면 사람구실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빠를 워낙 좋아해서(참고로 제가 아빠) 아빠가 집에만 오면 회사가방놓고 옷갈아입는 순간부터 이것저것 요구사항이 많습니다.
어제도 집에 7시경에 도착하니 바로 달리기를 하자고 빨리 옷 갈아입으라고 합니다. 집은 좁은데 어떻게 달리기를...-.-;;; 그냥 구석구석 뛰는 겁니다.
자기가 앞서뛰고 저는 따라 뛰면서 자기를 잘 따라오라고 합니다. 한 10분 뛰고 나면, 바로 공룡놀이에 들어갑니다. 집벽에 붙어있는 공룡스티커를 떼어와서 하나는 저를 주고 하나는 자기가 들고 상황극을 합니다. 주로 누가 힘이세며, 누가 누구를 잡아먹는 상황극입니다. 이건 한 20분 합니다.
그리고 바로 로보카 폴리 상황극으로 들어갑니다. 자기는 항상 폴리고 저는 키가 크다고 로이라고 합니다. 엄마가 오면 엄마는 앰버고 동생은 헬리인데, 동생은 잘 안 끼워줍니다.
일단 저하고 둘이 로보카 놀이를 하면 여기저기 불이 났다고 같이 뛰어다니면서 불끄고 다친 사람들 구해서 병원이라고 지정한 곳에서 치료해주고 이러다 보면 1시간 후다닥입니다.
그러다가 저녁먹고나면 또 놀이는 시작합니다. 주로 얼리베이터 놀이-커텐 뒤로 들어가서 나오면서 그게 엘리베이터라고- 동물원가는 놀이, 수족관 가는 놀이, 공룡나라 가는 놀이등...
그러다가 퍼즐 한 30분 하고, 책보기 한 1시간 하면... 잘 시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과정에서 둘째는 혼자 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빠인 제가 봐도 너무 불쌍합니다. 할머니가 봐주시는데 할머니는 나이가 드셔서 잘 못 놀아주시거든요.
첫째에게 둘째와 같이 책을 보거나 좋아하는 상황극을 하자고 하면... 여지없이 거절합니다. 뭐 질투가 있기도 하고, 자기가 노는 것을 당연히 둘째가 못 따라오니 재미가 없는 거겠죠.
이러면 둘째는 기어다니면서 이것저것 혼자 만지다가 틈만 나면 입에 집어넣고 그러다가 목에 걸려서 껙껙거리고... 인형이랑 혼자 소리내면서 놀고 있고... 이런 둘째의 뒷모습만 봐도 정말 가슴이 애려옵니다.
어쩌다가 제가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잠시 앉아 있으면 둘째는 여지없이 저에게 기어옵니다. 그 중 자기가 아는 몇 안되는 단어 중 하나인 "아빠, 아빠"를 외치면서 제 다리를 기둥삼아 일어나서 제 얼굴을 바라봅니다. 둘째가 딸이라 웃는 얼굴이 너무 예뻐서 안아주면 또 이때 여지없이 첫째가 나타납니다.
둘째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또 저에게 상황극 임무를 줍니다. 상황극을 거부하면 첫째가 울고불고 난리입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둘째 아이는 자기 자리가 없음을 인지하고 다른곳으로 가서 혼자 놀고 있습니다.
첫째에게 항상 동생과 같이 놀자고 말하지만 책을 봐도 첫째는 집중하는데 둘째는 아직 뭘 모르니 책을 뒤집고 던지고 합니다. 같이 놀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아이 둘이 같이 놀수만 있다면 몸이 더 피곤해 괜찮은데, 당췌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힘드네요.
로보카 폴리 상황극을 할 때 첫째가 둘째에게 헬리라고 임무를 주면 그 때 잠시 제가 둘째를 안고 다닐 수 있는데, 그 외에는 둘째와 보내는 시간이 잘 안나니 저도 항상 미안하고 안타깝습니다.
육아 고수님들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항상 즐겁게 같이 놀 수 있을까요? 5살과 2살...
그래도 건강히 크는 아이들을 보면 항상 행복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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