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면서 항상 의문을 품어왔던 주제이지만 섣불리 말하기 부담스러운 주제인것 같다.
내가 다니는 회사나 내가알고 있는 많은 회사들은 기업의 경영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CEO를 교체하는 것이다.
CEO를 교체하는 것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그 변화로 인하여 회사가 저성장이나 적자에서 고성장이나 흑자로 돌아서기를 목표로 할 것이다.
CEO가 횡령이나 배임같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행동을 했다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이 결국은 회사에 큰 손해를 안겨주는 결과를 가져왔다거나, 기본적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배했다면 그것은 그 CEO의 개인적인 이유로서 CEO를 교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겪는 현실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현 CEO가 위와 같은 개인적은 문제는 가지고 있지 않으나, 결과적으로 회사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시장변화의 대응에 민첩하지 못하며, 주주가치를 실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경영능력의 부재로 바뀌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같이 owner 재벌기업이 많은 사회에서는 CEO 교체는 더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보통 3~5년 정도 되면 CEO가 교체되는 것 같으며, 길어도 6~7년은 넘지 않는 것 같다. 일반적인 수준으로 보면...
나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 10년이상 한 자리에서 CEO역할을 한 것을 손에 꼽을 수 있다고 본다. 많지 않다.
아마 우리나라 기업이 CEO가 바뀔 때마다 그들이 원하는 성장이나 성과를 냈었다면 대부분의 기업들 모두 세계에서 손꼽는 기업들이 되어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은 다 그들의 자리나 위치에서 큰 성과나 성장없이 현상 유지하는 기업들이 많다. 최근 삼성이나 현대차, 포스코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을 하였지만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다 고만고만하다.
기업이 문제가 있을 때 CEO를 교체하는 것은 옳은 일인가? 아니 옳다기 보다는 적절한 선택인가?
이것은 Yes or No의 답으로는 결론을 낼 수 없고, 근본적인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근본은 무엇일까? 기업이 성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는 무엇일까? 기업의 주주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는 무엇일까? 기업이 수익을 내기 위하여 실현해야 할 조치는 무엇일까?
나는 위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기업이 위기일 때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 CEO를 교체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한순간의 납땜질일 뿐 근본적인 이슈를 해결하는 방법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잦은 CEO 교체나 조직 개편은 임직원들이 자신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보다는 인사에 몰입하게 되어 본연의 업무를 하는데 손해를 끼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직은 계파로 나뉘어 지고, 자신의 안위와 성공을 위해 사내정치가 판을 치게 될것은 뻔한일이다.
이 부분은 전에 내가 포스팅한 "우리나라 기업의 인사제도"를 보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CEO의 잦은 교체를 뭔가 변화로 계기로 삼으려는 기업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모를까? 뭔가 심오한 것이 있겠지만, 이러한 부작용에 대하여 민감하지 않으면 조직은 점점 부패해 가기 마련이다.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위기 상황에서 CEO의 교체보다 더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CEO를 교체하는 행위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사내에 CEO를 할 만한 인물을 키워놓았는가 이다.
사내에 CEO를 할만한 인물이 적어도 3명이 없다면 그 회사는 인재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 결국 CEO를 외부에서 대려와야 한다면 그 회사는 고성장이나 고수익에 focus하기 전에 먼저 회사 전체가 그 CEO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는 또하나의 추가 업무이고, 비효율적인 인사라고 생각한다.
어느 회사건 내부에서 CEO를 만들지 못한다면, 그 회사는 문화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회사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환경과 이슈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내부인물이 그 회사의 CEO가 되었을 때와 외부에서 위기상황 수술 전문가가 와서 회사를 맡았을 때의 임직원의 분위기는 어떻겠는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론 회사나 주주의 목표가 구조조정을 한다거나, 단순히 문제 사업을 정리한다거나 하는 뚜렷한 수술의 목적이 있다면 수술 전문가가 적절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은 가 다음의 성장을 위해 수술 받은 기간만큼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원상복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술전문가는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매스를 이러저리 휘둘러 댄다. 기존의 기업 문화는 어느순간 난도질 당하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만 남을 것이다. 수술전문가가 수술을 마치고 떠날 때 쯤이면, 그 회사는 살아 났다기 보다는 터진 배를 바느질하여 놓은 상태로 입원실에 누워있는 신세라고 보면 된다. 결국은 입원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기업이 내부에서 인재를 키우고 그 인재가 그 회사의 CEO가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위기상황에서 언제든지 CEO를 바꾸기 위해선 그 내부에 항상 CEO를 대체할 만한 인재들을 키워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사내 정치가 아닌 아주 open된 기업문화의 하나로 정착이 되어야 하며, 이러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평소에 노력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 더 먼저 해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업의 위기상황에서의 위기 극복은 단순히 무언가를 바꾼다고 변하지 않는다.
그 기업이 위기상황에 대응할 만한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중요한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위기 조차 그 기업의 연속적인 비즈니스선상에 올려놓고 다룰 수 있는 능력있는 인재들을 얼마나 많이 키워놓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해서도 결국은 내부인재가 CEO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물론 나의 의견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이 세상의 훌륭한 기업중에서는 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혜성처럼 나타난 수술전문 경영인들이 눈부신 성과를 이룬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과거 IBM이 루거스너나 닛산의 카를로스 곤이나 모두 수술전문 경영인이었으며, 성공하였다.
어느 상황에나 항상 맞는 답은 아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CEO는 항상 기업 내부에 인재를 찾아서 키우고 그리고 그러한 경쟁들로 인하여 조직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놓는 것이 첫번째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토양을 만들어 놓은 CEO는 퇴임을 할 때에서 흐뭇하게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죽어가는 회사의 CEO를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회사가 갖추어야 할 인적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하자, 그러면 그 기업은 엉터리 CEO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초석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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