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은 지금 40개월에 막 접어 든 4살이다.
그런데 꽤나 말을 잘한다. 어떤때는 나보다도 잘한다. 내가 뭐 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들이 말을 잘하는 것은 참 뿌듯하다.
아들은 8개월 때부터 아빠, 엄마를 했다. 그리고 10개월때 할머니를 말했고, 그 뒤론 두글자단어에서 4글자 단어로 갑자기 말문이 트이더니 지금은 술술 하고 싶은 말은 다한다.
그냥 자기 말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이루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하기도 하고,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가끔은 직설화법으로 정면 돌파를 하기고 한다. 40개월 짜리가 하기에는 좀 벅차다고 생각되는 표현도 거침없이 한다.
나는 내 아들이 좀 특별한 줄 알았다. 그러나 그넘은 별로 특별한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말을 하기까지 내가 한 노력이 있었는지, 그로인해 아들놈이 좋은 영향을 받은 것인지 되새겨 보았다.
첫째, 아이와 말할 때, 아이가 들을 때 크고 또박또박 천천히 말한다.
나는 아들과 말할 때나 준호가 어른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장소에 있으면 항상 크고 또박또박 천천히 말한다.
아들이 듣는 것을 의식하여서 이기도 하지만, 아들이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하고, 정확한 단어와 발음 하도록 간접적으로 도와주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 문장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항상 이렇게 말하면 내 속을 열불난다. 그러나 아이가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아이와 말할 때 눈을 보고 말한다.
아이와 말할 때 눈을 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눈을 통해 아이의 감정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줄 수도 있고, 아이가 불안해 하는 것을 알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눈으로도 말할 수 있다.
눈을 보고 말하는 습관을 가진 아이는 밖에서도 자신있는 태도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내 아들은 어떨때 내 눈을 하도 또렷하게 보면서 말해서 내가 민망할 때도 있다. 그러면 "아빠, 왜 웃어요?" 하면서 물어본다. ㅋㅋ
셋째, 아이와 말할 때 단어보다는 정확한 문장을 만들어 말한다.
우리 아들은 지금 단어보다는 문장으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한다. 어떨때는 백수인 내 동생보다도 말을 잘한다. ㅎㅎ
우리는 보통 일상에서 특히 집에서는 편한 사람들이다 보니 문장을 말하기 보다는 단어로 말하기 일쑤다.
밥, 물, 컵, 티비, 책, 자자 등...
그러나 집에 아이가 있다면 반드시 문장으로 말하자.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말을 다 듣는다. 그들은 소머즈다. 정말 눈,귀는 밝다. 아 냄새도...
어른들이 문장으로 말하면 아이들도 문장으로 말한다. 4살이전의 아이들 사이에서 문장으로 말하는 아이들의 파워는 엄청나다.
어린이 집에서 "이거, 저거" 하는 아이들 앞에서 "이건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야"라고 한마디 하면 대꾸하는 3살, 4살짜리 아이들 별로 없다.
정말 그 장난감을 가지고 싶으면 그냥 힘으로 들이대거나, 싸우기 일쑤다.
내 아들은 어린이집에서 자기가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이 있으면, 그 장난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앞에 다른 장난감을 슬쩍 보여주면서 "이거 진짜 재밌는 장난감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아이는 그 장난감을 집어든다. 준호는 그 때 "너 그거 줄테니까 나 이거 가지고 논다"라고 말한다. 참 나도 놀랐다. 좀 얄미운거 같은데 그 때가 거의 32개월 정도의 나이였으니까 난 많이 놀랐었다.
넷째, 존댓말을 사용한다.
아이가 어려서 부터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그 중 하나가 존댓말이다.
우리 집사람과 나는 존댓말을 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아들이 말을 알아듣게 되면서 부터 가능함녀 존댓말을 쓰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아들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지시켜 주려고 노력했다.
지금 아들에게 어른이 뭘 물어보면 "네"하고 대답한다. "어"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리들이기 때문에 문제가 그리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네"라고 말하는 4살짜리를 보면 대견하다고 생각이 들것이다.
다섯째, 책을 많이 읽어주며, 역시 천천히 읽어준다.
책... 말이 필요없다. 많이 읽어주자. 위의 네가지를 다 섞어서 읽어주면 된다. 아이가 이해하였는지 확인하면서 천천히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아이에게 따라해 보라고 하는것도 좋다. 그리고 그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다양한 질문을 통해서 아이가 스스로 문장을 만들고 말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섯째, 아이가 자극 받도록 새로운 단어들을 섞어가면 말한다.
아이들이 쓰는 단어의 폭이 넓지 않다. 그들은 어른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서 단어를 습득하며, 책을 통해 습득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다양한 단어들을 사용하면서 아이들이 말을 익히는데 재미를 느끼게 해주자. 그런면 아이의 머릿속은 새로운 말들로 넘쳐날 것이다.
일곱째, 아이와 놀 때는 반드시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 준다.
아이가 말을 잘하기 위해선 먼저 그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 상황에 맞는 말을 하는 아이들은 남다른 말솜씨가 생길 것이다. 그러려면 놀이를 통하여 아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그 상황을 이해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숨바꼭질을 하더라도, 숨바꼭질이라는 놀이의 설명과 그 놀이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술래는 뭘하는 사람이고, 숨는사람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또 예를 들면, 다른 가족들과 소풍을 간다고 하면, 소풍이 무엇인지? 소풍을 가면 누굴 만나게 되는지? 뭘 준비해 가야 하는지? 왜 준비해 가야 하는지? 또, 결혼식을 가게되면, 결혼식은 뭐하는 건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등등...
아이가 처하게 되는 상황을 잘 설명해 주면 아이는 이해하게 되고 그 상황에 맞는 말을 스스로 하게 된다. 아이가 엉뚱한 소리 한다고 뭐라하지 말자. 아마 당신이 잘 설명 안해주어서 일지도 모른다.
여덟째,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다.
칭찬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양분이다. 틀리다고 교정해 주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어떤 표현이 맞는 것인지 다음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자. 그리고 아이의 행동은 말이 틀리더라도 가능하면 칭찬해주자. 아이가 옳고 틀린것을 찾기 보다는 스스로 더 낳은 표현과 말을 하는 것으로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아홉째, 자기전에 대화한다.
나의 필살기다. 난 자기전에 불을 다 끄고 아들과 대화한다. 얼굴도 안 보이지만, 손잡고 서로의 목소리로 대화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주제는 없다. 아들도 하고싶은 말하고, 나도 하고싶은 말한다. 그러다가 할만큼하면 "이제 잘래요"이런다. 자장가 안 불러도 된다.ㅎㅎ
열째, 아이의 말을 잘 경청하고, 반드시 feedback을 주는 대화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말을 잘 경청하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일하면서 경청의 중요성을 교육상 배우지만, 아이와 대화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눈을 보고 아이의 말을 잘 듣자. 아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잘 듣고, 대화를 이어나가도록 답변을 꼭 하자. 그렇게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아이가 되어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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