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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Insight

왜 항상 나만 제일 바쁠까?

                                                                               <글씨 쓰라, 풀 붙이느랴, 전화하랴...아~ 바쁘다 바뻐~>

지난번 posting에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제일 많이 하는 말중에 하나가 "생각해 볼께요." 라는 표현이라고 쓴 적이 있다.
오늘은 이 말에 버금가게 우리 입속에서 항상 나오는 "좀 바뻐서요."라는 표현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이런 우리가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성 표현에 대하여 고민을 해보는것은 이런 무의식적인 습관성 표현들은 우리 자신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쓰다보면 어느새 우리의 모습을 그 표현같이 상대에게 각인시키는 부정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굳이 이런 짧은 표현을 언급해 본다.

회사를 다니면서 바쁘다는 말을 하루에 한번이라도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 없을 것 같다.
기업이라는 곳은 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일을 하게 되어 있고, 그런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업무를 요청하기도 하고 부탁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요청과 부탁을 다 들어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자신에게 가장 급하거나 중요하다고 판단이 되는 업무를 먼저하는 것이 기본적인 행동패턴이다.
이 과정에서 요청받은 업무를 거절할 때 "좀 바뻐서요."는 단골 표현이다.

나도 오늘 기억하는 것만 바쁘다는 표현을 5번 정도 쓴 것 같다.
우리팀 admin 하는 직원이 필요한 정보를 정해진 시간까지 해달라고 요청하였을 때, 외근중이거나 다른 미팅이 그 시간 전까지 줄줄이 잡혀있으면, "바뻐서 못할 것 같으니까, 시간을 좀 더달라." 고 하던지 "그냥 바뻐서 못한다" 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러면 그 직원은 "다른 분들은 정해진 시간에 해주시는데..." 라면서 농담조로 핀잔을 주기도 한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그런데 항상 이런소리를 듣다보면, 연달아 떠오르는 생각이 "다른사람들은 안 바쁜가?", "어떻게 그렇게 시간에 맞춰 척척 일을 하지?" 등등의 생각이 떠오른다.
그러다가 결국은 "나는 바쁘니까" 라는 식의 자기 합리화로 나를 이해시키고 넘어가 버린다.

솔직히 바쁜것이 나쁜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이 없어서 괴로워 하는 사람들도 요즘은 상당히 많으니 일이 많아서 바쁘다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오늘 여기서 공유하고 싶은 질문의 답(?)은...

- 왜 항상 바뻐서 시간이 없을까?
- 내가 정말 바쁜것일까?
- 그러면 뭐가 그리 바쁜 것일까?


위 3가지 질문에 대한 것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 것은 항상 새로운 자극이 되고 설레임을 주지만, 오늘 질문은 좀 어려워 보인다.
 
우선 쉽게 고민을 시작해 보았다.

집에서 아이 둘과 아내와 같이 생활을 하다보면, 아내가 이것저것 요청하는 것이 많을 때가 있다.

예를들어,
-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와서 아이들 목욕을 시켜달라던지...
- 오늘은 집안 청소를 해야 한다던지...
- 아이들과 노는것이라던지...

뭐 예는 많으나, 집안에서 막상 무언가를 요청받으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아~ 나 좀 힘든데...", "나 다른 할 일(회사일 같은_도 많은데...", "내가 안하면 안되나..." 등등의 회피하려는 생각이 먼저 든다. -.-;;; (여보 미안...)

그러다가도 식구들에게 눈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면...

- 둘째는 빨빨 거리면서 집안 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걷는 연습하고 있고, 이 세상에 뭐 재미난거 없나 하는식으로 정신없이 순찰을 한다.
- 첫째 역시 쌓여있는 수많은 책을 읽는 다거나, 자신이 만들고 싶은 블록모형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 집사람은 더하다. 아이들 밥 차려주랴, 빨래 한것 널랴, 집안 청소하랴, 아이들 잔 심부름 하랴...

나만 뭐 특별히 하는 것 없이 그냥 빈둥거리고 있다. 헉... "나 엄청 바쁜데..."
난 주로 아이들이 뭘하는지 눈으로 보고, 다칠 것 같으면 옆으로 가서 잡아주는 정도... "헉 내가 제일 한가하다..."
그런데 왜 난 내가 제일 바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상황과 주변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분석하면 나의 생각이 좀 어이없는 것 같다.
 
그럼 회사에서는 어떤가?

회사에서도 우리는 나 자신이 항상 제일 바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바쁜것은 별로 의미없거나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해서 바쁜것이니 그것은 진정으로 바쁜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아닌가? 그럼 미안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하루만 잡아서 당신이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매 10분단위로 무엇을 하는지 딱 하루만 자기 자신을 스스로 관찰해 보자.
나는 솔직히 이걸 직접 해보고 좀 충격받았다.

나는 실제로 정말 바뻤다. 10분도 정신없이 무언가를 하느라 정말 바빴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바쁘게 했나? 우선순위를 적어보면...

1. 당근 회사일 첫번째 : 업무 전화, 미팅, 외근
2. 인터넷 검색 : 궁금해서 뭐가 됐든 안보고는 못 참아...
3. SNS : 그리 활발하게 하지도 않지만 왜 그리 들여다 보는지...
4. 이동시간 : 외근을 나가면 이동시간이 꽤 많다.
5. 차 한잔 : 수다 떨다 보면 금방 30분 금방 간다.

크게 나누어 보니 위 다섯가지 인 것 같다.

그런데 2번과 3번은 내가 정말 바쁘게 행동한 사항들이지만, 일 때문에 바쁘다고 말하기엔 좀 미안한 느낌이 든다.
5번은 일을 하면서 머리를 식히는 것은 당근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이 되지만, 의외로 길다.
4번은 운전하거나 대중교통 안에서 있는 시간인데, 그냥 버리기엔 좀 아깝다.

위 5가지가 섞여서 일어나게 되면, 그 어느 누구라도 정신없이 바쁘다.

출근해서 인터넷 열고 열심히 주요 기사를 검색하고 읽어보다 보면, 어느새 업무 관련된 연락이 오게 되고, 그러면 일하느라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다가 머리 식히려 차한잔 하면서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30분 정도는 훅 지나가고, 외근가려고 외근 준비하고, 운전하다가 운전 중에 전화오면, 엄청 바쁘다는 느낌이 확 다가오고, 미팅 기다리다가 심심해서 스맛폰 열어서 SNS하고 이것저것 또 읽어보고, 그러다가 미팅 시간되면 다시 미팅 열심히 하고, 다시 운전하고, 회사오면, 차 한잔 후닥하고, 밀린 내부 업무 이것저것 하다보면, 다른 사람이 요청한 업무는 잘 들여다 보지도 못하고, 일을 쌓이고, 일이 쌓이니 "아 너무 바쁘다." 라고 한숨 한번 쉬고 나면, 어느새 퇴근 시간...

정말 바쁘지 아니한가? 그런데 정말 바쁜 것일까? 뭐가 그리 바쁜 것일까?

위의 예로 적어놓은 일과에서 개인적으로 쓸데없는 일들은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 다 나름 의미가 있다.

다른 예를 적어 보자. 이건 실제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오전에 출근한다. 인터넷을 켜고 가입해 있는 카페나 동호회 활동을 점검한다. 다른 회원이나 친구들의 글을 열심히 읽고, 댓글도 단다. 댓글도 심사숙고해서 달고 인터넷 서핑으로 이어진다. 오전 중에 회사 업무에 관한 요청들이 들어온다. 회사일에 잠시 집중한다. 급한 일들이 사라지면, 다시 인터넷으로 쇼핑을 시작한다. 사고 싶은 것은 와이라 많노... 정말 비용대비 만족도가 제일 좋은 것을 찾아 헤맨다. 여기저기 상품평도 읽어보고, 미리 구매한 사람들의 글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은 없는지 꼼꼼히 본다. 오전이 훅 지나간다.
점심 먹고, PC로 음악을 좀 듣는다. 오후에 해야할 업무가 있다. 급한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SNS활동이나 커뮤너티 활동에 몰입한다. 그러다가 졸리면, 사람들과 차한잔 하면서 잠을 깬다. 정신이 맑아졌다.
예정된 미팅을 하나 소화하고, 주말에 뭘 할지, 신경써야 할 집안일은 뭐가 있을지, 등등 개인적인 잡무들을 살펴본다.
퇴근시간이 다가온다. 5시가 넘으면 더이상 일이 들어오지 않도록 특별히 전화나 이메일을 관리(?)한다.
퇴근이다~ 야호~

위의 예는 실제 이야기에 기반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이 사람도 엄청 바쁘다. 그리고 여기에 커피 마시는 시간은 몇번이나 더 있다. 너무 많아서 내가 좀 뺐다.

위의 사람도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할 것이다. 바쁜 것 자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에게 "정말 바쁘다." 라고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의미와 상통하는가? 좀 다를것 같다.

왜 이런 일들이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가? 난 솔직히 좀 심각하게 고민해 봤다.

매일 매일이 진정 의미있고, 나의 성장과 발전에 거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소한 매일 매일이 합쳐져서 결국은 중요한 순간에 자신이 원하는 꿈이 이루어 지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습관적으로 하는 인터넷은 확실히 줄여야 했고, 효과적으로 사용을 해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칙을 정하는 것이다.

- 매일 보는 인터넷 사이트는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뭘 찾으려고 매일 방문하는지 정의했다.
- 습관적인 SNS 사용의 의미를 고민해 보았고, SNS를 통하여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지 정의하였다.
- 멍하니 있는 이동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사용할지 고민하였다.

기본적으로 위 3가지만 정리해도 시간이 많이 남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잔 업무들을 위 3개의 시간을 정리함으로써 남는 시간에 투입했다.

정한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과거보다 더 많은 일을 해도, 더 바쁘지는 않았다.

이렇게 자신이 사용하는 시간을 쪼개보고, 그 시간의 의미를 찾아보면, 의외로 지금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더 적은 시간으로 지금 하는 일들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리고 확실히 눈에 보이고 이해하기 위하여 원칙을 세우면, 습관처럼 말하는 바쁘다는 말은 전보다는 많이 나오지 않게된다.

물론 모두가 다 바쁜 것은 사실이다. 우리 기업이나 사회가 우리를 그리 쉽게 놀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봐라.
당신이 생각하기에 " 저 인간은 도대체 회사에서 뭘 할까?"
                     "재는 없어도 될만한 직원인데..."
                     "쟤는 맨날 놀기만 해" 
                     "나만 죽어라 일하고 정말 짜증나는 구만..."

이런 생각 해본 적 없는가?

당신이 남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할 때 남들도 나를 보며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왜냐면 어느 누군가 당신이 하루 종일 일하다가 잠시 10분동안 다른 사람과 차 마시며 노닥거리고 있으면, 당신을 보는 누군가는 "쟤는 회사와서 맨날 수담나 떨고 있군." 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당신이 회사에서 그리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잠시 노닥거리는 것은 종일 노닥거리는 것으로 보일 수 도 있다.

누군가로부터 욕을 듣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당신의 인생의 밑거름으로 만들기 위해 시간을 잘 활용하고, 진정 내가 원하는 "바쁨"의 생활을 하기 위해선 나의 시간과 행동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 냉정하게 쓸데없는 일을 하는 건 없는지 돌아보자.
그렇다면 과감하게 잘라내자.
그리고 나의 시간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자.

그런 뒤에 누가 나에게 "바뻐요?" 라고 물어보면, 습관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바뻐요." 라고 말하자.
그리고 바쁘지 않다면, 바쁘지 않다고 말하는 자세를 가져보자.
바쁘지 않다고 하면, 왠지 상대가 나를 한가한 놈 취급할까봐 우리는 무의식적인 방어를 위해 바쁘다라고 말한다.

바쁘지 않다면 바쁘지 않다고 말하고, 상대의 요청을 필요하면 들어주고, 도와주자.
그러면 당신은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