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팀이지만 사람들은 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르게 옷을 입고, 다르게 같은 경기를 준비한다.>
올 해 회사 선배님과 저녁식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직내 트러블이나 불편한 관계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러던 중 나온 말중에 "화이부동"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었는데 나름 의미있게 다가와서 간단히 써보려 한다.
이 사자성어를 잘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 :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논어에 나온 이야기라고 하는데, 해석하면,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한다.
다시 해석하면, 군자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나 무조건 같게 행동하지는 않고, 소인은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나 화목하지는 않다.
내가 한자를 보고 해석한거라 좀 이상할지 모르겠는데(그래도 학생 때 한자는 잘했으니 거의 비슷한 뜻일것임) 얼추 이런이야기다.
이제 우리 생활로 이 성어를 가져와 보자.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중에 하나가 아마 "저 놈은 말을 못알아들어", "저 사람은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 " 저인간 때문에 힘들어 죽겠네", "쟤는 좀 잘해주면 기어올라" 뭐 이런류의 말들일 거다.
솔직히 나도 이런 표현을 엄청 쓴다. 하도 써서 스트레스를 받을때도 있다. ㅎㅎ
그러나 화이부동이 진리라고 믿게 된 순간부터 이러한 말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직생활을 잘하는 사람이나 훌륭한 리더는 화이부동을 잘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주변에 그리고 자신의 아래 있는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과 다양한 의견의 홍수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대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열려있고,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의미있는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화이부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무조건 다르다고 비난하지 않으며, 다른것을 틀리다고 말하지 않으며, 다름에서 더 나은 것을 발견하는 사람들...
군자는 사람들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뻐하며, 다른것을 틀리다고 하기는 커녕 다른것을 오히려 인정하고 자신을 뒤돌아 본다.
그러나 다른이의 말과 행동에 맹목적이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더욱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이 바로 군자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것이 사람들이 나와 다른것을 순수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아 이건 정말 힘들다.
내가 행동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은 대화시에 나의 말수를 더 줄이고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당신은 상대의 다름을 이해하는 길에 어느정도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여기서 좀 더 깊이 사색을 해보자. 다른것이란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잘못이해하면 아주 큰 사회적인 관계에서의 오류가 생긴다. 나도 아직 정확히 결론을 짓지는 못했지만 내가 고찰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이해해 보자.
당신 부서의 A 부장은 미팅을 할 때마다 항상 당신과 마찰이 일어난다고 가정하자. 일단 미팅할 때 마찰이 일어나거나 충돌이 생기는 것은 나쁜 현상은 아니다. 뭔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그러나 중요한것은 그 현상이 아니라 그 내용이다.
만일 오늘 같이 하는 미팅의 목표가 "가 지역의 상권분석"이라고 하자.
사람들은 이러한 미팅에서 가 지역의 상권의 장단점, 경쟁의 상황, 예상되는 수요 및 소비계층, 지역특성등을 논의할 것이다. 어떤사람은 가 지역의 장점을 이야기 할 것이며, 어떤 사람은 가 지역의 단점을 이야기 할 것이다.
당신이 가 지역의 장점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가 지역에 추가적인 매장을 개설해야 한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때 A 부장이 끼어든다.
"당산이 말하고 있는 가 지역은 장점은 의미없는 것들입니다. 당신은 가 지역에 대하여 제대로 조사나 하고 말하는 것입니까? 그런식의 주장은 오늘 토론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내용이 정말 허접할 수도 있으나 일단 그렇지 않다고 가정하자. A 부장은 당신이 말의 내용을 떠나 당신의 의견 자체가 싫은것이다.
이것은 당신과 A 부장이 다르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둘이 서로 싫어한다고 봐야 한다.
그럼 내용을 조금 바꾸어 보자.
A 부장 왈, "당신이 제시하는 장점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첫번째 말한 장점은 이해할 수 있으나 두번째 말한 장점은 지난번 자체 조사에서 큰 잇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려졌습니다. 오히려 나는 당신의 말한 장점들 중 첫번째와 세번째를 더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정말 장점인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보는 시각에서는 당신이 말한 장점은 차후 이러이러한 문제로 그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을거라 판단됩니다."
이 대화역시 A 부장이 당신의 의견을 그리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A 부장의 발언은 기본적으로 당신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였으며, 적절한 지적을 하고 있다. 그리고 A 부장의 의견도 가미되어 있다.
이런 경우는 서로가 시각이나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위의 두 대화는 어쨋거나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토론의 내용은 확연히 다르다.
이러한 다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화합을 찾는 것이 군자 즉, 리더의 역할이다.
다른 시각에 대한 이해는 내가 전에 posting한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기"를 봐주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리더는 이러한 다름을 즐긴다. 그리고 이러한 다름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며, 항상 그 안에서 발전적인 요소들을 찾아낸다.
부족한 리더는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이 자신 밑에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그러한 리더도 항상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팀이나 조직의 화합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자신의 팀은 잘 화합하길 바란다. 그러면서 미팅이나 의견 조율등 무언가 의견을 모아야 할때 다들 같은 의견이기를 바란다. 이게 진정 팀을 잘 운영하는 것일까? 땡땡땡 이다. 틀렸다.
당신팀에서 팀원들이 당신의 의견에 한번에 수긍하였다고 기분이 좋은가? 그건 함정이다.
왜냐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 다르기 때문에 항상 같은 의견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인다. 그것도 최초부터 회사를 같이 설립하여 같이 생활한 사람들이 아니라 대기업의 여기저기 모인 사람들이 항상 같은 의견을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당신이 리더인데 당신 팀원들이 항상 당신 말에 이견이 없다고 하면, 그건 당신 팀원들이 당신말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중요하게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는 항상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장벽을 잘 판단해야 한다. 이건 결코 당신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물론 너무나 좋은 의견에는 같은 의견일 수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 주제에 사람들이 별 이유없이 수긍한다면 그것은 과연 그 미팅이나 토론이 잘되고 있는 것인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다름을 즐기고 그안에서 의미를 찾는 군자에 비하여,
소인은 어떤가?
소인배들은 바로 위에서 지적한 함정과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다.
토론이나 미팅시에 별 의견없이 다른사람들의 의견을 따라가면서 뒤에 가서는 다른 사람들의 무관심을 비난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화합을 위장하면서 진정 그 화합이 아니라, 같은 것처럼 행동하면서 진정으로 화합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서로 비난하며 불편해 한다.
조직은 항상 모두가 같은 의견이고 만장일치등의 결론이 나올 때 잘 돌아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조직은 더 많은 다른 의견이 나오고 그 다름들을 서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을 때 발전한다.
당신은 당신 주변의 친구가 당신과 똑같은 성향의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가? 아마 그것보다는 그 사람자체의 장점이 있고 개성이 있기 때문에 좋아할 것이다. 같으면 좋을 것 같으나 같으면 질린다.
자 이제 모두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리더의 자질을 찾는 연습을 해보자.
어느새 당신은 훌륭한 리더가 되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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