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난무하는 지휘자와 합창단도 한 방향으로 가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요즘 기사 중 前국정원장의 판결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국정원법은 어겼으나, 선거법은 어기지 않았다"는 법원의 판결에 표창원 교수는 "사람은 죽였으나 살인죄는 아니다"라고 빗대어 비난했고, 다른 기사에서도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비유로 법원의 판결을 비유하였습니다.
동시에 원세훈 前 원장도 북한의 지속적인 비난에 대응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국가를 위해 옳은일을 했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북한은 항상 정치인들의 밥이죠... 모든 논리를 다 흡수해주는 블랙홀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국가적인 차원의 거대한 음모가 있는 이야기 같지만, 우리가 매일 겪는 회사나 조직안에서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특히 포지션이나 직급이 높을 수록 더욱 이러한 일들을 더욱 많이 만들어 냅니다.
사람들은 경험의 동물이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경험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고, 그러면서 오히려 시야가 좁아지고,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살아가면서 더욱 많은 식견을 익히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 시아가 넓어지고, 더욱 명확한 판단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 경험(?)으로는 전자의 사람들이 우리사회나 회사/조직에는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기업은 치열한 기업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전략과 전술을 실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전략과 전술은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맛보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단어는 항상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 실패한 프로젝트의 책임자인가? 누가 실패한 전략을 밀어부쳤는가? 누가 이렇게 엉망으로 행동하게 지시했는가? 등등등...
모든 기업은 실패에 대하여 이러한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 단순히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실패에 대하여 관대하지 않지만, 이러한 실패를 성공의 기반으로 삼고 더욱 높이 점프하려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던 실패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업무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실패에 대하여 논의할 때 조직에 있는 조직원들은 실패를 인정하기 보다는 실패를 합리화하는 행위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이는 실패를 너그럽게 대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기업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 많지만, 더 생각해 보면 실패를 인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더욱 성장하려는 성숙한 의식을 가지지 못한 기업시민들인 우리 스스로의 잘못이 더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담당자가 자신의 문제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그 조직에서 도태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후퇴를 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가 잘 안굴러가고 성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프로젝트 말미에 사람들은 그 프로젝트를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려는 생각보다 그 실패의 책임이나 원인을 누구에게 돌릴까? 라는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것을 주변에서 적지않게 보았을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로, 프로젝트가 실패하려할 때 적당히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마치 결과보고등에서는 완전히 성공한 것 처럼 보고해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참 많이 보았습니다. 어차피 프로젝트가 실제로 돌아갈 때 경영자들은 그 새부사항을 잘 모르기 일쑤이고, 담당자들은 시간을 가지고 티안나게 조금씩 개선을 하면 되기 때문이죠. 솔직히 경영자가 세부적으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들도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최근에 기업들은 컨설팅 용역을 잘 조진 않지만, 한 때 컨설팅 붐이 있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기업이 컨설팅을 요구하는 이유는 문제를 개선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컨설팅을 요구하면서도 이러한 아주 기본적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들이(아니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컨설팅의 기본은 현재의 문제를 찾아내어 인식하고, 그것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개선하는 방법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기서 문제는 주로 현재를 분석해서 문제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컨설팅 회사들이 찾아낸 문제들이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많은 기업의 해당 업무 담당자들은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발견된 문제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정말 많습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업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서 지금까지도 잘 해왔지만 더 잘하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그러기 이전에 "자신의 업무는 최적화 되어 있고 개선할 것이 없다."라는 입장을 표명하는 담당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컨설팅 회사들이 제시하는 내용들은 이미 과거에 다 검토해 보았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다."라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실제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고 새롭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기서 질문은 "그럼 현재 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해야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아들일 마음가짐이 되어 있느냐입니다.
컨설팅을 하라고 시켜놓고, 컨설팅을 못하게 하는 담당자들도 자신의 실수나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왜 우리는 실수/실패를 인정하지 못할까요?
- 남이 나를 실패자라고 보는 것이 두려워서...
- 나의 부족한 능력이 드러날까봐 두려워서...
- 승진을 못할까봐...
- 성격상...
- 실수를 인정하면 지는거다...무조건 내가 맞다고 우기는거다...
- 나를 시기하는 놈들이 좋아할까봐...
- 뭘 실수한지도 몰라도 인정할 수도 없다...
- 실패하면 조직에서 끝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들을 적다보면 대부분 이유들이 남의 시선에서 바라 볼때 나오는 이유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참 많이 의식하죠... 특히 한국사람들은...
그렇지만 실패는 반드시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 내가 왜 실수/실패를 했을까?
- 내가 실수한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내가 어떻게 했어야 성공할 수 있었는가?
- 이 실수가 나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 다음번에도 똑같은 실패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음에는 성공할 것 인가?
위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 실수는 성공의 거름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 전에 반드시 해야할 과정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실수/실패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나의 실패를 인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때 진정성있는 성찰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실패했다고 믿지도 않는 사람이 과연 스스로에게 진정성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도 과거의 실패를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보다는 과거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넘어가 버렸기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수/실패를 인정하면 마음이 후련합니다. 실수를 인정한다고 누가 잡아먹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수를 인정하고 그 경험을 온전히 자기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분명히 시간이 지난 뒤에는 자신을 헐뜯은 사람들보다 더 나은 위치나 더 성숙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다른 경우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실패의 경우에 실수를 인정하건 안하건 간에 더욱 문제가 되는 경우는 자신가 무슨일을 했는지? 어떤 실수를 했는지? 뭐가 실패한 건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실패/실수한 것이 어떤 수준의 파장을 일으키는지, 어떤 영향들을 누구에게 미치는지 전혀 감을 못 잡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냥 일만 하는 사람이죠... 동시에 아주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실수를 인정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일들이 어떤 영향력이 있는지도 알아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때 스스로 가장 나은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前 국정원장도 실수를 인정하기 전에 자신이 한일이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미리 고민해 보았다면 지금과 같은 우스운 기사들이 안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살아있는 지성이 많을수록 기업과 사회는 성장하고 발전하고 동시에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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